말기 암 환자의 호스피스 병동 입원기

한국인의 사망자 중 암+심장질환+폐렴을 원인으로 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43%차지 할 정도로 높습니다.

저희 아버지 역시 말기 암,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마지막은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호스피스 완화병동에서 통증에 대한 관리를 받으면서 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게 저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위한 절차 시작 단계 – 가정의학과 방문

호스피스 병동은 종합병원(대학병원)에 있거나, 호스피스 병동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병원이 따로 있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학병원에 있는 호스피스 병동에 아버지를 입원시킨 제 경험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릴점은, 코로나19 이후 병원 내부의 시스템은 많은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이 포스팅도 절대적이지는 않으니, 병원에 직접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기 암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말기 암 진단은 이제 더이상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후 담당의사의 추천으로 가정의학과에 가서 담당 의사와 상담을 진행합니다.

이 때 담당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호스피스 병동 입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본인이 더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정의학과 상담은 빠를수록 좋다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 암 환자의 질병 회복 치료보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주로 진행합니다.

또한 저렴한 비용과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전문인력의 간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 병동을 선호합니다.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건 그만큼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처음 가정의학과에서 상담을 진행했을 때 2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그 때 남은 시간이 아주 길어야 6개월 미만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저희 가족은 그만큼 기다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병실이 난다는 것은 누군가가 죽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2개월이라는 시간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입원 예약을 걸어 놓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을 하고 싶다면 가정의학과 상담과 예약을 먼저 진행하시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응급실로 먼저 입원

가정의학과 상담을 끝내고 한달 쯤 지난 토요일, 아버지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응급실로 입원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응급실에서 만난 응급 의사는 ‘말기 암 환자라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저의 질문에 의사는 ‘일반병실로 입원하고 상황을 보자’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호스피스 병동 담당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곧 담당 의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 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침대에 누워 간호사에게 호스피스 간호를 받는 노인의 이미지. 호스피스 간병을 진행하는 간호사는 녹색 옷을 입은 전문 요양보호사가 진행합니다. 
An image of an elderly person lying in a hospital bed, receiving hospice care from a nurse. The hospice care is administered by a professional caregiver dressed in green.
병원에서 간호사에게 호스피스 간호를 받는 노인. 실제 현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일반 병실로 이동

당일 응급실에서 저녁 즈음에 일반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일반 병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진통제를 한계치까지 맞는 것 뿐,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다.

길고 긴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호스피스 병동 담당 간호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호스피스 병동으로 입원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러나 실제로 호스피스 병실로 옮기기 전 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자리가 났다는 것은 누군가가 죽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 그리고 집중 간호

아주 운이 좋아 그 주의 목요일에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매우 넓었고, 환자에게도 간병을 하고 있는 가족에게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하면서 가장 마음이 편안 했던 것은 간호 인력이었습니다.

조선족 간병인이 24시간 돌보는 것이 아닌, 병원에 고용된 전문 요양보호사가 24시간동안 돌봐줍니다.

이 간호사는 3교대로 운영되어 24시간 간병인처럼 짜증을 내거나 비몽사몽간에 환자를 돌보는 일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진행합니다.

그제서야 저와 저희 가족은 아버지와 이별 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하는 것은

호스피스 병동은 나름의 경쟁률 때문에 입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안되는건 아닙니다.

끊임없이 확인하고 찾아보고 자신을 알리면 어렵지 않게 입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별을 그제서야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암 환자의 가족은 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암 환자의 가족 역시 그러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과 절차는 가장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